월요일 오전 11시가 되면 어김없이 목사님이 저희 집 문을 두드리십니다. 2007년, 하나님을 구주로 영접하고 시작된 성경공부는 오늘까지도 계속 되고 있습니다. 달라진 것이라면 제게 두 딸이 생겨 셋이 함께 한다는 것 빼고는 없는 것 같습니다. 늘 그렇듯 매주 월요일이면 목사님과 만나 말씀을 듣고 나누는 것으로 한 주가 시작 됩니다. 그런데 몇 달 전부터 목사님이 나팔소리에 글을 쓰라고 하십니다. 받은 은혜를 나누라고 하시는데…무엇 부터 어떻게 나누어야 하나 생각만 하다 시간이 지났습니다. 오늘은 목사님을 배웅하고 두 딸을 재워 두고 작심하고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저는 주일학교 이야기를 먼저 할까 합니다. 렘넌트 사역을 비젼으로 품고 있는 우리 교회에는 한다빛, 전유찬, 김금빛나리 이렇게 셋이 주일학교 학생들입니다. 그 가운데 제게 맡겨진 아이는 이제 6살 된 전유찬입니다. 어린 아이와 말씀을 나누고 교제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 망설여졌지만, 맡겨진 일이라 순종하며 주일학교 교사로 지낸지 벌써 햇수로 2년이 되어 갑니다. 처음에는 유찬이와 만나 말씀을 나누는 것이 너무 어렵고 부담스러웠습니다. 내 말을 알아 들을까? 좀더 쉽게 설명해야 하나? 혼을 내야 하나? 타일러야 하나? 등등 정말 짧은 포럼 시간동안 많은 생각을 했으니까요. 특히 유찬이는 예배 때 너무 졸려해서 예배시간에 졸지 않는 것이 가장 큰 과제였습니다. 예배 시간 내내 아이를 타이르고 혼을 내며 예배를 마치고 나면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에 늘 마음이 복잡했지곤 했습니다. 게다가 갓 태어난 둘째 아이까지 사모님께 맡겨야 하다 보니 더욱 부담이 되어 목사님께 주일학교 교사를 그만 해야 할 것 같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랬더니 목사님이 이렇게 말씀 하셨어요. “왜 그렇게 복된 자리를 마다 합니까?”. 내가 생각하는 나의 상황은 그저 내 아이 둘을 보살피고 주일 예배 드리는 것도 빠듯한 것이였지만, 하나님은 그렇지 않으신 것 같아 바로 “네, 다시 하겠습니다.”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새롭게 주일학교 교사를 시작하면서 하나님이 내게 맡기신 아이를 위해 주어진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하자고 마음 먹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 나의 미래, 나의 모든 것이 있음을 알았습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인데 부끄럽게도 이런 결심을 그제야 했습니다. 이제 다시 6개월이 흘렀습니다. 유찬이와의 포럼은 제게 너무나 즐겁고 값진 시간이 되어 갑니다. “유찬아 포럼하자.”.하면 뚜벅뚜벅 방으로 들어가 자리에 앉고, “기도손!” 하면, 작은 손을 모읍니다. 자기 생각을 말하지도 않던 아이가 궁금한 것을 물어 보고, 성경 속 인물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면 “그 얘기 정말이야?”하고 되묻기도 합니다. 물론 포럼하기 싫다고 칭얼거리기도 하고, 오늘 포럼과 상관없는 딴 이야기로 정신을 쏙~~빼놓기도 합니다. 하지만 유찬이는 오늘 이렇게 기도합니다. “하나님 나 예배 때 졸지 않게 해주세요.”, “예수님 나 오늘 예배 때 안 자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복음의 씨앗들이 유찬이 내면 깊숙히 자리 잡아 언젠가 큰 나무가 되고 또 그 그늘 아래서 많은 이들이 주님의 평안과 안식을 누리게 될 것을 믿습니다. 내 자녀, 내 가족, 내 것만 알고 살아 갈 제게 주님을 위해 살고 싶은 소망 주시고, 씨 뿌리는 일을 맡기신 하나님께 감사 드립니다. 더불어 부족한 선생이지만 따라주는 유찬이에게 고맙고, 또 말 없이 지켜봐 주시는 집사님 내외분께 감사 드립니다. 주일학교 교사들이 때로는 실수하고, 주일학교에서 하는 일들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지켜봐 주시고 힘이 되어 주십시오. 부족하나마 교사 한 분 한 분이 하나님이 맡기신 아이를 두고 진심으로 기도하고, 하나님 말씀을 전하기 위해 고민하고 갈등하며 아이들과 소통하는 길을 찾고 있을꺼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은혜를 나팔소리를 통해 나누게 되길 소망합니다. 여러 차례 목사님이 넌즈시 글을 쓰라 권하신 것은 아마도 나를 드러내고 사람들과 교제하는 것을 즐겨하지 않는 제게 목사님이 주신 미션인 것 같습니다. 제가 앞으로 좁게는 교회내 식구들과 넓게는 글을 읽는 모든 분들과 교제하고 은혜를 나누는 전도자의 삶을 살게 되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