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들 이야기입니다. 3년 전 제 아들이 대학에 입학을 했습니다. 지금 다니는 대학보다 좋은 대학들로부터 합격 통지를 받았지만 남들이 좋다고 선호하는 학교가 아닌 지금의 대학교로 결정을 하고 아들에게 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주변의 다른 부모들은 그래도 다시 한번 생각을 해보라고 아쉬워하며 합격 통지서를 자기 아이에게 빌려 달라는 농담을 하기도 했습니다. 아들은 며칠 결정을 미루더니 큰 반대없이 찬성을 하였습니다.
흔히 아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부모 곁을 떠나 대학교에 진학을 하면 신앙생활을 소홀히 한다고들 합니다. 부모들은 이를 어쩔 수 없는 현실적 상황으로 여기면서 그렇지만 자녀가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다시 신앙생활을 회복하게 되리라는 막연한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희 부부는 우리 아들이 대학생활을 하는 중에도 우선으로 신앙 생활을 바르게 하기를 원했습니다. 방법을 찾던 차에 지금 아들이 다니는 대학의 교수 중에 장로님이 계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먼저 장로님을 찾아 뵙고 우리 아들이 주일에 예배를 잘 드릴 수 있도록 돌봐 줄 것을 부탁드렸습니다. 그리고 아들에게도 주일 예배나 기도생활을 놓치지 않고 꼭 신앙생활을 성실하게 할 것을 단단히 약속하고 그 학교에 입학할 것을 최종적으로 결정했습니다. 우리 아들의 신앙 상태가 어떠한지 잘 알기에 걱정이 되었지만 그래도 예배를 드릴 수 있는 학교에 간다는 사실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습니다. 우리 아들은 그저 집에서 멀리 떨어지는 것만 즐거운 듯 했습니다. 그리고 벌써 3년이 흘렀습니다.
우리 아들은 지금 신앙 생활을 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배에도 가끔씩 가지 않는 것 같고 기도 생활도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신앙생활을 멀리하고 친구들과 노는 재미에 빠져 있습니다. 걱정도 많이 되고 아들하고 대화를 나누기도 합니다만 아직 아들의 마음은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하고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지금 보면 아들을 그 학교에 보낸 우리의 생각과 목적대로 되고 있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선택이 잘못된 것인가요. 다시 학교를 선택하던 때로 돌아간다면 우리는 지금과 다른 결정을 해야 하는 것인가요.
신앙생활은 차선책이 없습니다. 설사 우리 아들이 나의 원하는 대로 만족할 만한 신앙 생활을 하지 않고 있는 지금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내가 똑같은 선택을 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신앙 생활은 육신적인 다른 여러 조건들을 함께 놓고 비교하며 저울질을 하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설사 믿음의 선택을 했는데 그 결과가 바라던 대로 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하나님은 선하시고 우리의 믿음의 선택은 잘못된 것이 아닐 것입니다. 실패한 자리에서 다시 하나님께 은혜를 구하며 길을 찾아나가는 것이 신앙의 삶이겠지요. 어떤 문제든지 어떤 결정을 하는데 있어서든지 나의 육신의 정욕을 이기고 하나님과 방향을 맞추어나가는 믿음의 결정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것일까 저것일까 망설이지 않고 그 길을 갈 수 밖에 없는 절대적인 한 길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것 아니면 다음 것이라는 차선책이 없는 신앙의 힘을 주시기를 간구합니다. 항상 내가 믿음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성령 충만한 하나님의 은혜를 간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