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김 선 태 목사
November 25, 2012
나팔소리
Summary

“아빠, 아빠는 왜 술 마셔?” 이제 여섯 살이 된 늦둥이 아들 녀석이 여섯 살이 되기 두 달 전인 새 해 첫 날 나에게 던진 질문이다. 이 질문을 받는 순간, “아빠, 술 마시지 마”가 아니고 “왜 술 마셔?” 이지? 과연 여섯 살도 채 되지 않은 아이의 입에서 나올 만한 질문인가?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며, 흔히들 하는 표현으로 마치 무거운 둔기로 머리를 한 대 얻어 맞은 것처럼 정신이 없어지고, 술 생각이 싹 가셨다.

“아빠, 아빠는 왜 술 마셔?”
이제 여섯 살이 된 늦둥이 아들 녀석이 여섯 살이 되기 두 달 전인 새 해 첫 날 나에게 던진 질문이다. 이 질문을 받는 순간, “아빠, 술 마시지 마”가 아니고 “왜 술 마셔?” 이지? 과연 여섯 살도 채 되지 않은 아이의 입에서 나올 만한 질문인가?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며, 흔히들 하는 표현으로 마치 무거운 둔기로 머리를 한 대 얻어 맞은 것처럼 정신이 없어지고, 술 생각이 싹 가셨다.

사실, 새해 첫 날도 나는 마치 습관처럼, 아니 이미 습관이 되어버린 술잔을 붙잡으려고 하였고, 그 모습이 어린 아들 녀석이 보기에도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술잔을 탐했던 모양이었나보다.

그도 그럴것이, 부끄럽게도 나는 나 자신을 조절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사람들이 모일 때마다, 워낙 내성적인 성격으로 말수가 적은 나는 대화의 수단으로 늘 술 기운을 빌려야 했고, 그날도 당연한 것처럼 슬병을 꺼냈고, 뿐만 아니라, 혼자서도 저녁마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 왠지 허전하고, 불안했고, 또 집안에 술이 없으면 쌀 떨어진 주부처럼 안절부절 못하는 내 모습을 보곤 했다.

주일날 교회 마당만 밟으면 내 할 일을 다했다 생각하고, 헌금 봉투 하나 던져 넣고 나오면 다 된것 아닌가 하고 살아온 불쌍한 인생을, 하나님의 값없으신 구원의 은혜로 복음을 알게 하셨지만, 입으로는 복음 안에 산다고 하면서도, 그동안 복음 모르고 살아온 체질을 완전히 버리지 못하고, 내 안에 살아계신 하나님을 제대로 믿지 못하고, 입으로는 믿는다, 구원받았다 하면서도, 내 스스로 만들어내는 왠지 모를 불안감이 항상 내 뒤를 쫓았고, 그 불안감이 나로 하여금 아무 생각없이 술잔을 붙잡게 만들었고, 그 결과로 아직 어린 아들 녀석 입을 통해서 하나님이 하시는 말씀을 듣고야 말았다.

아! 하나님이 아직도 나를 사랑하시는구나!

무절제한 생활로 마음이 병들고, 몸은 살과 기름 투성이였던 나에게 하나님은 그 날 이후로 그 유혹을 이겨낼 방법을 찾게 하셨다. 뭔가 없을까? 금단현상없이 이겨내는 방법은? 궁리하는 중에 사는 곳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아주 좋은 시설을 갖춘, 새로운 Gym을 미리 준비하고 계셨다. 그 날로 멤버가 되고, 그 다음날 부터 운동을 할 수 있도록 결단하게 하셔서, 그 결과로 아무 금단 현상없이 잘 이겨내고, 건강은 덤으로 챙겨서 이렇게 건강했던 적이 있었는가 싶을 정도로 몸과 마음이 회복이 되었다. 옷을 새로 사야 할 정도로 살이 많이 빠져서, 사실 아내는 약간 불평도 하지만, 싫지는 않은 눈치다.

필요하시면 당나귀의 입을 통해서라도, 그 뜻을 펴시는 하나님, 당나귀가 아니라 뒤 늦게 얻은 아들 녀석을 통해서 하신 말씀이 당신의 말씀으로 들리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늦둥이 아들 녀석하고 놀아주려면 체력을 더 키워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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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선 태 목사

Writer at Carmen 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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